사랑한다는 흔한 말 | Posted by 풀내음+ 2009. 7. 9. 17:03

설레임


설렌다는 말이 참 좋다.

그건
아직 내가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다는 징조 같아서 좋다.

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
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
설레는 마음을 끌어안고 가는 순간들이 참 좋다.

요 며칠
난 무척 설렜던 것 같다.

그건
누군가 그토록 오래 나를 아껴주었다는 것 때문이 아니고
또한 누구만큼 자상하게 무언가를 해주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도 아니다.

내가
누군가를 향해
다시 새로운 마음을 열 수 있었다는 게
내 설렘의 진짜 이유이다.

하지만
그 누군가와 말했듯
이 게임은 지독히 위험해서 아름답기까지 하다.
기슭에 핀 꽃일수록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가.


오늘 아침
나를 생각하는 너의 수많은 언어들을 기억하면서
앞으로 네게 주어야 할 수많은 상처의 자국들을 걱정하는 나는
너무도 쉽게 '설렘'을 배반하고 있는 중

그래도
확실한 것 한 가지는
내가 누군가로 인해, 그리고 그 누군가도 나로 인해
막연히 설레일 수 있다는 사실, 그랬단 사실, 그것은 확실하니깐

설레고
설레게 만드는 사람을 기억하고
설렐 수 있는 자신을 사랑하고

모든 문제는 거기서 시작하지만
모든 해결도 바로 거기에서 종료될거라 믿는다.